배수관이나 하수관을 만드는데 무슨 대단한 기술이 필요할까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배수관은 기술이고 과학이다.배수관 제조회사인 ㈜성호철관이 이를 잘 보여준다. 성호철관은 배수관과 관련해 국내 특허 10개와 미국 특허 2개를갖고 있다. 지난 주에는 대한토목학회로부터 건설자재부문 토목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 회사는 3층 피복 수지파형강관(3LC) 기술을 인정받아 국내 건축자재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2005년 미국재료시험협회(ASTM)에서 표준 규격으로 공인받았다. 수지파형강관은 배수관의 부식을 막기 위해 관 내부와 외부에 에폭시를 뿌리고 그 위에 폴리에틸렌 수지를 겹겹이 코팅해서 만든다. 관에 파도 모양의 굴곡을 만들었다고 해서 '파형(波形)강관'이다. 배수관은 지하수나 오.폐수 배출용으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튼튼해야 하고 독성 물질에도 강해야 한다. 무거운 화물차나 비행기가 위로 지나가도 그 하중을 견뎌야 한다. 성호철관 제품은 인천공항과 무안공항, 부산 신항만 등 주요 국가 기간시설 공사에 두루 쓰일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 송재관(55.사진) 사장은 "하천과 토양의 오염을 막고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하수관 수명을 단축하는 누수와 부식 문제를 완벽하게 보완한 수지파형강관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3층으로 코팅한 수지파형강관 기술로 미국 업체와 로열티 계약도 맺었다"며 "미국 ASTM을 통과한 만큼 철판가격 등이 안정돼 현지 생산이 시작되면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 회사는 지난해 1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북 익산에 있는 이 회사는 1991년 성호그룹 송재성(75) 회장과 동생인 송재관 사장이 함께 설립했다. 송재성 회장은 공무원 출신으로 50세에 창업해 성호철관 등 9개 회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을 키워냈다. 성호그룹은 지난해 10월 시스템통합(SI)업체인 현대정보기술을 인수해 주목받았다. - 2007년 4월 4일 중앙일보 서경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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